우리나라 가구의 의장적 특징으로는 첫째, 소탈하고 꾸밈새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것은 나뭇결이 뚜렷한 재목을 써서 아름다운 나뭇결을 살렸으며, 자재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표현하기 위하여 과다한 장식을 피하고, 기능과 용도에 적합한 것 외에는 지나친 광택이나 색채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수직과 수평을 강조한 직선이 일관되면서 현대적 조형 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직선을 많이 사용하는 가구가 예리하고 강직하여 시각적 피로감을 주는 데 반하여, 선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굴리는 정교한 기술로 제작된 우리나라 가구는 이러한 단점을 없애 준다. 셋째, 금속못의 사용보다 판(板)과 주(柱)의 다양한 결구식 목공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골재와 판재의 수종(樹種)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심재 (心材)와 표면재(表面材)의 구분을 명확히 하면서 역학상의 무리가 없게 하여 결구방식의 표면처리를 아름답게 한 것이 특색이다. 넷째, 좌식 생활에 알맞은 높이와 규격 및 면분할의 비례가 아름답다. 비교적 얕은 천장과 좁은 실내공간의 면적에 조화된 아담한 규격이다. 그리고 장방형과 방형의 연속적인 면분할은 과학적 이고 합리적인 황금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다섯째, 금구장식은 장식의 기능뿐만 아니라 이음의 구조적 보강을 겸하고 있으며, 또한 장식문양도 미적인 감각 내지 민간신앙의 상징을 표현하여 행복과 강녕을 기원하는 복합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 목재
우리나라 수목의 종류는 1,556여 종이지만 재목으로 쓸만한 나무는 109종에 지나지 않는다. 그 가운데에서도 조선시대 가구재로 쓰인 나무는 소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대추나무, 흰노송나무, 밤나무, 버드나무, 가래나무, 호도나무, 수창목(水蒼木), 오동나무, 피목(皮木), 벚나무, 회화나무, 돌배나무 등이다. 이와같은 나무들은 그 나무의 재질에 따라 골재(骨材), 판재(板材), 부재(附材)로 구분된다.
골재는 구조상 힘을 받는 단단한 나뭇결이 좋은 목재로서, 소나무, 돌배나무, 회화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등이 쓰인다. 판재는 나뭇결이 아름다운 판목재로서, 오동나무, 소나무, 전나무, 뽕나무 등이 쓰인다. 부재는 가장 치장에 아름다운 판목재로서 회화나무, 수창목, 버드나무 등이 쓰인다.
▶ 죽재
대나무는 화본과 식물로서, 곧고 속이 비어 있어 자연형태 그대로를 살린 공예품 재료로 많이 쓰인다. 더욱이 청량하고 강직한 모습이 선비의 기품을 나타낸다 하여 조선시대 사대부들에게 곧잘 문방구로서 애용되었다. 종류는 6백여종이나, 공예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약 30여종이다.
그 중에서 고죽(苦竹), 맹종죽(孟宗竹), 담죽(淡竹), 오죽(烏竹), 반죽(班竹)이 대표적인 것이며, 전주, 남원, 옹주, 담양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가공법은 벌채한 대나무를 다듬어 윤을 내고 표백하거나 껍질을 벗기고 도장(塗裝), 또는 낙죽(烙竹)하여 접합한다. 접착법은 대나무의 원 부분이 보이게 하는 내향법(內向法)과 속부분이 보이게 하며 낙죽하는 외향법(外向法)이 있다.
▶ 나전
나전이란 소라, 전복, 진주조개 등의 껍질을 가공하여 여러 문양으로 백골(白骨) 위에 붙이는 것을 말하며, 이 위에 옻칠을 한 것을 나전칠기라 한다. 조선시대에는 소함에서 장과 같이 큰 가구에 이르기까지 나전장식이 많았고, 기교는 세련되지 못하여도 다양 하였다. 가공법 으로는 상감법과 부착법이 있는데, 상감법은 파고박기와 눌러박기로 나뉜다.
파고박기는 백골(白骨)에 상감할 문양을 그려 새김칼로 파낸 뒤 재료를 넣고 칠하는 것이다. 눌러박기는 백골바탕에 옷칠을 두껍게 한 뒤 굳기 전에 재료를 눌러 고착한 뒤 갈아내는 것이다. 부착법은 접착제를 이용하여 나무에 자개를 붙인 뒤 뜨거운 인두로 지져 고착시키는 것으로, 지짐질이라고도 한다.
▶ 화각(華角)
투명도가 좋은 소뿔을 얇게 펴서 각지(角地)로 만든 뒤 그 뒷면에 채색 그림을 그려 백골표면에 붙여 장식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기법은 원래 중국 당나라 때 복채(伏彩)라는 채화 대모기술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대모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우각을 쓴 것 같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여 규모가 작은 애기장, 함, 경대, 패물궤, 반짇고리, 실패, 부채 등에 치장하였다.
조선시대 가구도장은 자연재를 그대로 길들여 소박미를 나타내도록 하였기 때문에 나뭇결을 살리기 위한 투명한 식물성 기름을 많이 썼고 내구성이 필요한 소반 등에는 불투명한 칠을 하였다. 그리고 특수가구에는 색상이 들어간 흑칠(黑漆), 주칠 (朱漆)을 하였다. 도장법에는 두가지가 대표적이다.
▶ 유도장(油塗裝)
들깨기름(트는 것을 방지), 호도기름(광택), 콩기름(견고성), 오동나무 기름 (해충방지) 등을 사용한다. 광택을 위한 도장법으로는 콩기름, 깨기름, 들기름, 오동나무 기름을 끓여서 풀과 같이 하여 칠하는 임도법(荏塗法)과, 나뭇결이 확실한 표면을 인두로 검게 태워 볏짚으로 강하게 문지르는 유목법(油木法)이 있다.
▶ 칠도장
옻칠이란 옻나무즙으로 만든 도료로, 칠장막이 매끄럽고 단단하여 방수에 좋고 견고성이 강하여 칠 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된다. 칠곡 함양면은 옻나무보호지역이고 평안북도 태천지방과 모천군이 생산지로 유명하다. 종류로는 생칠, 숙칠, 주칠, 흑칠, 황칠 등이 있다.
생칠은 옻나무 껍질에서 흐르는 액체상태의 옻칠이며, 숙칠은 옻나무를 불에 쪼여 받은 즙으로 하는 칠이다. 주칠은 주라는 도료를 칠과 혼합한 것이며, 흑칠은 숯가루나 황토를 불에 구워 만든 지분(地粉)을 생칠과 혼합하여 흑색칠한 것이다. 황칠은 황갈색이 나는 옻칠로, 주로 도서지방에서 생산되며 지장, 도배지 등에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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